니혼바시는 일본의 자부심, 그래서 마을명도 특별하다.
예부터 내려오는 일본의 마을명은 각각 그 유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라마치(寺町)’라고 하면, 그 마을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조가마치의 일부로 절이 많이 모여 있던 마을이구나 하고 역사적인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니혼바시는 에도 막부가 설립된 이래로 상업 중심지로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마을명이 많습니다. 인형사들이 살았던 닌교초(人形町), 공무 여행자를 위해 말을 준비하는 등의 역참 담당자였던 마고메 씨의 저택이 있었던 오덴마초(大伝馬町), 쌀이나 곡물을 파는 사람이 다수 거주했던 혼고쿠초(本石町) 등, 유서 깊은 마을명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1975년부터 87년에 걸쳐 마을을 블록별로 나누어 각 구획의 부호와 주거 번호로 주소를 표시하는 주거 표시 제도가 전국에서 순차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대부분의 옛 마을명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70년대 중반에 니혼바시에도 마을명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옛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져 위원회를 설치하고 주민들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니혼바시 고아미초처럼 니혼바시라는 이름과 옛 마을명이 대부분 그대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는 니혼바시의 주민들이 니혼바시라는 지명에 얼마나 많은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강의 수면 위에는 배, 강변에는 흰 벽의 토장
고아미초(小網町)라는 마을명은 ‘그물을 끌어올려 장군에게 보여 드린 어부들이 장군의 술안주상에 뱅어를 헌상하는 특권을 얻게 되었고, 이 어부들이 1초메 길목에 그물을 펴놓고 말리던 풍습에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사냥꾼이 있었던 것은 아마 에도시대 초기일 것입니다. 그 후, 이 일대는 니혼바시 강※1에 인접해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수상 교통의 요소로서 발전했습니다.
니혼바시 고아미초와 니혼바시 고덴마초는 에도 중에서도 가장 땅값이 비쌌던 지역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술 도매상이나 간장 도매상, 운송선 업자 등 규모가 큰 점포들이 많았고, 강의 양측은 회반죽 등으로 바른 흰 벽의 토장이 계속되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아직 강가에 창고가 남아 있었던 터라, 강의 수면 위에 통통배※2와 지바현 교토쿠로 건너가는 배가 왕래하곤 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의 니혼바시 강은 고속도로에 가려 잘 보이지 않습니다. 유서 깊은 니혼바시의 경관이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아름다운 경관과 하늘을 되찾기 위해, 니혼바시에서는 고속도로 철거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은 걸릴지 모르겠지만, 단념하지 않고 끈기 있게 운동을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1 도쿄도 지요다구, 주오구를 흐르는 일급 하천. 하류에는 니혼바시 다리가 놓여 있다. 15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수차례의 수리 공사를 실시하여 현재의 유로가 형성되었다.
※2 열구 기관으로 달리는 배의 통칭. 특징 있는 엔진 소리 때문에 이렇게 불렸다.
마을의 친목을 다음 세대에 계승한다
상인의 마을이었기 때문이겠지만, 니혼바시 고아미초에는 농업의 신인 이나리노카미를 모시는 이나리 신사가 특히 많습니다. 니혼바시 고아미초의 주민자치회 사무실도 사실 이나리 신사의 경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히게타 간장의 창업가로 대지주였던 하마구치가가 ‘이나리 신사를 보전해 준다면’이라며 토지를 주민자치회에 기부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그처럼 통이 큰 지주는 없지만, 마을을 소중히 여기는 주민자치회 활동은 21세기인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니혼바시 산노부 연합 주민자치회에는 별도의 15개 주민자치회가 있는데, 청소 활동이나 버스 여행, 본오도리 춤 대회, 어린이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연말의 떡치기 행사는 인기 이벤트로, 작년에는 관광객들의 분까지 약 5000개의 떡을 찧어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마을의 친목이 다음 세대로 계승되기를 바랍니다.
현재의 니혼바시 고아미초 일대는 대체로 오피스 거리에 가까운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복고풍의 전통 음식점이나 오래된 건물이 많이 남아 있어, 역사와 정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역사가 밥을 먹여 주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는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에도시대 시타마치의 풍치를 만끽하면서 쇼핑도 즐길 수 있는 곳, 닌교초도 가까이에 위치한 산노부 지역을 걸으며 니혼바시의 역사와 매력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산노부 지역의 관광 스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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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자케 요코초
골목 입구에 있던 일본 전통술 아마자케 가게에서 이름을 따왔다. 행렬이 끊이지 않는 붕어빵 가게나 노포의 일식점 등 개성 넘치는 가게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도록 가게 앞에 의자를 놓아 둔 점포도 많아 시타마치의 정서가 느껴진다.
소재지: 도쿄도 주오구 니혼바시 닌교초 2초메
교통편: 도쿄 메트로 히비야선 닌교초역에서 도보 1분, 도쿄 메트로 한조몬선 스이텐구역에서 도보 2분 , 도에이 지하철 아사쿠사선 닌교초역에서 도보 2분, 도에이 지하철 신주쿠선 하마초역에서 도보 2분 -
고아미 신사
운이 좋은 액막이 신을 모신 것으로 유명한 알려진 신사. 전화로 인해 소실된 후, 니혼바시에 남은 유일한 목조 히노키즈쿠리 양식의 신사로 주오구의 문화재. 신전 차양 밑의 승천하는 용 조각은 정말 훌륭하다.
소재지: 니혼바시 고아미초 16-23
교통편: 도쿄 메트로 히비야선 닌교초에서 도보 5분, 도에이 지하철 아사쿠사선 닌교초에서 도보 7분, 도쿄 메트로 한조몬선 스이텐구역에서 도보 10분 -
니혼바시 시치후쿠신
시치후쿠신은 복을 준다고 하는 일곱 신으로, 16세기 중반 무렵부터 민간 신앙으로 퍼져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섬기고 있다. 시치후쿠신을 찾는 '시치후쿠신 신사 참배'도 인기가 있다. 니혼바시의 시치후쿠신은 스이텐구(벤자이텐), 고아미 신사(후쿠로쿠주), 차노키 신사(호테이손), 스에히로 신사(비샤몬텐), 가사마이나리 신사(주로진), 마쓰시마 신사(다이코쿠텐), 스기노모리 신사(에비스 오카미)로, 약 2시간이면 전부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