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남아 있는 ‘시타마치의 긴자’의 분위기
에도를 무대로 하는 시대극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핫초보리라는 지명에는 매우 친숙하실 것입니다. 핫초보리는 에도의 마을에서 사법이나 경찰직을 맡았던 하급 관리 요리키와 도신※의 거주지가 있었던 곳으로, 요리키나 도신을 가리키는 대명사로도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 핫초보리에서 니혼바시 가야바초 방면까지 남북으로 난 스즈란도리는 예전부터 ‘시타마치의 긴자’라고 불릴 정도로 번화한 거리였습니다.
※에도시대, 치안 유지나 범죄 등을 담당한 무사의 직무. 세련된 옷차림과 독특한 머리 모양이 인기가 있어, 요리키는 스모 선수인 리키시, 소방 조직 히케시의 대장과 함께 ‘에도의 3남’이라고 불렸다.
1923년의 관동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의 스즈란도리는 에치젠보리(현재의 주오구 신카와에 있던 수로)로 입항하는 뱃사공이나 선원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먼저 목욕탕에 가서 피로를 푼 다음, 쇼핑을 즐기고, 마지막으로 이자카야에서 술 한잔, 정말 이곳을 낙으로 삼았던 모양입니다. 그 후로도 계속 활기가 넘쳐, 1950년대 중반 무렵까지 스즈란도리 주변에는 영화관이나 극장, 댄스홀 등의 오락 시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어린아이였지만, 마을의 활기찬 분위기는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이 스즈란도리에서 저희 집이 있는 니혼바시 사쿠라도리까지의 일대는 오피스가 점점 늘어나면서 상점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야채 가게나 닭꼬치 가게, 카페 등이 점재하는 거리 풍경에는 아직도 어딘가 시타마치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사쿠라도리는 160그루가 넘는 벚꽃 가로수 길로 니혼바시의 벚꽃 명소이기도 합니다. 도쿄의 현관인 도쿄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이니, 벚꽃의 계절에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본의 월스트리트
니혼바시 가부토초는 도쿄 증권거래소를 중심으로 증권 회사가 모두 모여 있는, 말하자면 일본의 월스트리트입니다. 일본 전국이 호황을 누렸던 80년대의 버블 때에는 문자 그대로 마을이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버블 붕괴 후의 지금은 이전 만큼의 기세는 아니지만, 대로의 양측으로 증권 회사의 간판이 이어지는 경관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외자계 증권 회사의 간판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시대의 흐름을 느끼곤 합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은행이 생긴 것도 니혼바시 가부토초입니다. 지금은 기념판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일본의 금융 경제는 니혼바시 가부토초를 빼고는 논할 수 없었습니다.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제일 국립 은행이나 도쿄 증권거래소 등 다종다양한 기업의 설립 및 경영에 참여했던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사택이 있었던 곳도 이 근처입니다. 호사스러운 서양 건축의 시부사와 사택은 니혼바시의 명소로서 그림 엽서로도 만들어졌습니다.
빌딩 숲 사이에 점재하는 ‘발상의 땅’
오피스가의 빌딩 숲 사이나 골목길에 니혼바시의 역사를 전하는 스폿이 점재해 있는 것도 이 마을의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셋샤 히에 신사는 에도 초기의 1624~1645년경에 아카사카 히에 신사의 오타비쇼※로 정해진 유서 깊은 곳인데, 그 참배길은 빌딩 숲 사이의 좁은 길로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금방 지나쳐 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한 걸음 경내에 들어서면 나무숲으로 둘러싸인 별세계가 펼쳐집니다. 그다지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신사의 제례시에 신(일반적으로는 신체를 모신 미코시)이 순행 도중에 휴식 또는 숙박하는 장소.
그 외에도 관립 제일의 초등학교가 된 사카모토 초등학교나 우편의 발상지도 가부토초 지역에 있습니다. 특히 사카모토 초등학교는 지금까지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현지의 아이들이 줄어들어 쓰키시마에서 통학 버스로 다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확실히 시대의 변화를 느낍니다.
니혼바시 시치노부 지역의 관광 스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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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증권거래소 도쿄 증권 Arrows
도쿄 증권거래소 내의 정보 제공 공간 '도쿄 증권 Arrows'는 자유롭게 견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식 투자의 모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코너와 뮤지엄 숍도 마련되어 있다. 영어, 중국어의 음성 안내에 더해, 오후 1시 또는 2시부터는 영어 견학 투어도 실시하고 있다.(1명부터 견학 가능, 전화로 사전 예약 필요)
소재지: 도쿄도 주오구 니혼바시 가부토초 2-1
Tel: 050-3377-7254 (견학 담당 직통)
교통편: 도쿄 메트로 도자이선 가야바초역에서 도보 5분, 도쿄 메트로 히비야선 가야바초역에서 도보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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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샤 히에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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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토쿠이나리 신사
에도 초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유서 깊은 신사로 현지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같은 부지 내에 이나리 신사도 있어, 나무숲으로 둘러싸인 경내는 마을을 산책할 때 잠시 쉬어 가는 휴식 공간으로 추천할 만하다.
소재지: 도쿄도 주오구 니혼바시 가야바초 1-6-16
교통편: 도쿄 메트로 도자이선, 히비야선 가야바초역에서 도보 3분 -
은행의 발상지
1873년 일본 최초의 은행인 '제일 국립 은행'이 창립된 장소. 현재는 미즈호 은행 가부토초 지점의 외벽에 명판이 붙어 있을 뿐이지만, 당시의 건물은 가이운바시 다리의 옆으로 우뚝 솟아 있는 웅장한 모습의 일본식와 서양식이 조화를 이룬 건물로서 유명했다.